[세상에 하나뿐인 믹스견 입양의 날] 데려오는 첫 날 꼭 자세한 건강검진을 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그린이라는 믹스견을 유기견 보호소에서 데려온지 오늘로 200일이 넘은 견주입니다. 5개월이었던 그린이가 어느덧 딱 1살이 되었네요 ㅎㅎ 설 연휴의 다음 날, 공고가 끝나기 하루 전, 그린이를 데려왔습니다. 그 보호소는 안락사를 시행하는 보호소였습니다. (그린이의 뜻은 '그린이와 제가 그리는 하루하루의 찬란함'입니다. 순 한글말로 '그리다'의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첫 째는 소형견 포메리안이었고 18살까지 살다가 무지개별로 여행을 떠났었습니다. 제 인생의 2/3을 함께한 동생의 이별로 마음이 아파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던 와중에 내가 받은 사랑을 돌려줘야 겠다! 라는 생각을 하며 고민의 고민을 거듭한 결과 공고가 몇일 남지 않은 어린 강아지를 보게 되었습니다. 차디찬 시멘트바닥과 철창 사이로 얼굴을 내미는 아무것도 모르는 모습에 마음이 아파 친구에게 사정사정하여 먼 평택까지가서 그린이를 데려왔습니다. 사실 눈빛에 끌려 만나러 갔지만, 실제로 본 그린이는 상상 이상으로 너무 예뻐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린이는 제 곁에서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았고 그런 모습이 참 예뻤습니다. 하지만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이가 기침을 하였지만 첫 날, 칩을 심으러간 병원에서도 감기같다며 별 말씀을 안 하셔 믿고 일주일간 약을 먹이며 지켜봤는데 콧물과 기침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 병원에 데려가니 '폐렴중증'으로 폐 하나가 흰색으로 염증이 가득 차 있어 심장도 폐조직도 하나 보이지 않는 상황이었습니다. 염증은 일반 강아지의 10배이상. 폐 하나로 숨을 쉬는 상황이었으며 24시간 2차병원에서 하루종일 수액을 맞아야 하며 산소방에 있어야 한다는 소견을 들었습니다. 매일 하루 두 번 씨티를 찍고 피를 뽑아야 했습니다.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었습니다.. 성견이 맞는 항생제를 매일매일 세개나 맞아야하는 상태였습니다. 고작 집에 온지 일주일도 안 되어 일어난 일 입니다. 사람이 미웠습니다. 이 작은 생명이 무엇을 잘못했다고. 처음 진료를 봐주셨던 병원장님이 씨티를 찍어주시기만 했어도.. 고객에게 한 소리 들을 걱정 말고 강아지를 생각해줬으면 좋았을텐데, 보호소에서 아이를 조금만 더 잘 돌봐줬으면 좋았을텐데. 아이를 차디찬 땅바닥에 버리고 간 사람도 원망스러웠고 모두가 원망스러웠습니다. 그렇게 저와 그린이의 69일의 치료기가 시작됩니다. 아이는 고열과 숨을 잘 못쉬어 매일을 고통스러워했고 얼음팩을 베개삼아 산소방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픈 이틀을 제외하고 외로울까, 나는 너를 버리는 것이 아니라는, 아프게 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주기 위해 매일을 병원에 찾아갔습니다. 고작 5분밖에 안되는 짧은 면회시간이었지만 그린이를 보고 와야 그날 잠을 잘 수 있었습니다. 약 한 달간 입원을 시키고 400이 넘는 돈에 현실적인 상황에 자가치료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그날 미안해서 눈물을 참 많이 흘렸습니다. 그렇게 제 40일이 넘는 자가치료가 시작되었습니다. 네블라이저 or 네뷸라이져 라는 '의료기기'를 사서 하루 3번 멸균수액과 멸균주사기로 호흡기치료를 해주었으며 매일 세척하였고 가래를 빼는 법을 배웠습니다. 염증에 고기가 좋지 않다하여 건강식을 챙겨주었고 온도와 상태를 체크하였으며 공기청정기와 가습기를 설치하고 날씨 미세먼지를 체크하여 환기날짜까지 정해놓았습니다. 매일을 걱정에 눈물로 밤을 지새웠던 것 같아요. 그리고 매일 약속했죠. 그린이 기침으로 잠을 지새우고 하루 2~3시간을 잤던 것 같아요. 너무 심한 날 이면 따뜻한 북어국과 진정을 시키느라 고생이었죠. "사랑받는 느낌이 뭔지 알게 해줄게." "엄마랑 산책가자." "그린이 다 큰 모습, 엄마는 너무 보고싶어." "사고쳐도 돼. 기침해도 돼. 혼자서만 하지마." "우리 그린이 잘 하고 있어. 우리 같이 조금만 더 힘내볼까?" 그린이가 알아들을리 만무했지만 매일 밤 제 곁에 잠든 그린이를 쓰다듬으며 말했습니다. 의사쌤이 그러시더라구요. 대단하다고 대단한 거 라고. 유기견을 데려와서 이렇게 큰 돈이 깨지면 나라도 못할 것 같은데. 보통 아픈 개라 병원비가 많이 나오면 보호소로 다시 돌려 보내는 경우도 많다고 하셨습니다. 그린이는 주인 잘 만난 거 라고. 좀만 더 있었다면 무지개다리를 건넜을 거 라고. 말을 듣는데 눈물이 나올 뻔 하였습니다. 누가 알아달라고 하는것은 아니었지만 따뜻한 말씀에 눈물이 고였습니다. 그리고 한 편으로 이해도 갔지만 이해가 가지 않기도 했습니다. 전 그런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었거든요. 충격이었달까. 동물병원에서 일하는 아는 동생도 그러더군요. 대단하다고. 그렇게 신경쓰고 키우기 힘들텐데. 라고요. 저는 모든 말들에, "생명은 소중한 거 잖아요." "제가 데려왔고 사랑을 주기로 약속했으니까요." "그린이와 산책하기로 약속했으니까요." "힘 닿는 데 까지 열심히 해봐야죠." 그린이가 제 품에 오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픈 그린이가 다시 버림받는다는 생각을 하면 생각만해도 아찔합니다. 그리고 그린이, 강아지에게 정말 치명적인 홍역에 걸렸다 나은 것 같다고 하시더라구요. 우리 그린이 너무 기특하지 않나요? 아직 이빨도 다 나지 않은 아기인데 그 큰 병을 이겼대요. 그 무서운 병을 이겨냈으니 이번에도 이겨낼 거 라고 믿었고 이겨냈습니다. 하루, 이틀 그린이의 차도가 보였고 두 번 째 퇴원 날(한 번 퇴원하자마자 3~4일만에 상태가 다시 악화되어 다시 입원시켰었습니다.) 수액을 맞느라 엉망이 된 다리에 붕대를 감고 행복해하며 웃던 그린이의 행복한 웃음을 잊지 못합니다. 그린이의 피 서치가 정상으로 돌아온 날 기뻐 울었고 완치를 판정받은 날 집에 가는 내내 울었습니다. 처음 장난감을 가지고 놀던 날,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 들었고 더 이상 염증성콧물과 기침없이 고른 숨을 쉬며 자는 그린이에게 고마웠고 무서워하던 산책도 할 수 있게 되어 기뻤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5번, 천천히 조금씩 반경을 넓혔고 이제는 신이 나서 앞장을 섭니다. 행복을 선물하려던 제가 더 큰 사랑과 행복을 받음을 느꼈습니다. 5개월의 짖지도 않고 얌전했던 그린이는 어느덧 12개월의 성견이 되어 접종도 다 맞추었고 초경도 하여 중성화를 앞두고 있습니다. 목소리는 얼마나 우렁차고 힘이 넘치는지.. 5.8키로에서 몸무게도 11키로가 넘게 되었으며 온몸이 근육질이 되었습니다. 단지 아파서 조용하고 얌전한 거 였습니다. 지금은..^^ 사고도 엄청 치고 말대꾸도 잘 합니다. 알려드립니다. 견주분들께서 오해하시는 부분이 있으신 것 같아서요. 그린이가 아프며 공부를 열심히 했고 건강검진과 관련된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1. 싸다고 무조건 좋은 것이 아니다. 내세울 것이 그것밖에 없을 수도 있다. 2. 청진과 피 검사 등 아주 기본적인 것을 하는 병원이 제대로 된 병원이다. 가격과는 상관이 없다. 3. 처음 데려왔을땐 무조건 제대로 된 건강검진을 실시해야한다. 그래야 그 후 발생하는 일들을 어느정도 막을 수 있다. 4. 사람도 맞는 병원이 다르듯이 강아지들도 다를 수 있다. 여러 병원을 다녀보며 맞는 병원을 찾자. 이상 저희 그린이와 저의 이야기였구요! 마지막은 저희 그린이 일대기 사진을 보여주며 끝냅니다!. "사지마세요. 입양하세요. 아이들에게 새 삶을 선물해주세요." "아이를 입양하는 순간 세상의 전부는 당신이 됩니다. 잊지 말아주세요." "아이를 차디찬 땅바닥에 버리지 말아주세요. 세상이 자신을 버린다면, 아이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요." "끝까지 함께 해 주세요. 아이들의 전부는 당신입니다." "아이를 키우는데에는 몇 백, 몇 천 이상이 들 수도 있습니다. 각오해주세요. 그저 예쁘다는 이유로 데려오지 말아주세요." "아이들마다 성격이 다릅니다. 우리집 강아지는 왜 말을 안 듣지? 가 아닌 교육을 시키세요. 아이들은 당신의 사랑이 바꿀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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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루피엄마
2022.10.02
세상에ㅠㅠ 데려오자마자 그렇게 투병하시고 어느덧 성견이 되었다니 그린이 정말 기특하네요!! 보호자님 만나서 그린이는 정말 행복할 거에요ㅠㅠ 저도 지금 첫째 뽀메를 키우고 있는데 기회가 된다면 유기견 데려와서 듬뿍 사랑 돌려주고자 마음 먹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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