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동
12살 폼피츠 죽음 (뇌수막염과 담낭염)
서론이 깁니다 죄송합니다. 저희 집 강아지가 아무 증상도 보이지 않다가 갑자기 중심을 못 잡고 일어서질 못해 병원을 가서 24년 8월에 뇌수막염을 진단 받았습니다. 시력이 저하되고 뒷다리가 완전 마비되어 움직이지도 못하게 되었는데 병원에서 스테로이드와 항생제가 있는 약을 지어주셨고 밥으로는 닭가슴살, 단호박, 사료등을 섞어주었고 간식으로는 블루베리, 열빙어, 강아지 우유 등을 챙겨주었습니다. 또한 꾸준한 마사지와 격려로 강아지가 움직이는데 성공하였고 이후에도 건강이 많이 좋아져서 오래 걷지는 못하지만 기본적인 일상생활은 가능해졌고 생기를 찾아 병원에서도 정말 보기드문 케이스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경우가 좋아 스테로이드 양을 점점 줄이면서 지켜보았는데도 큰 문제 없이 일상생활을 이어나갔습니다. 이렇게 1년 1개월이 지난 이번 9월 3일 강아지가 갑자기 구토를 계속하기 시작했습니다. 토를 하고 나서도 물을 허겁지겁 마신 후 얼마 이따가 다시 토를 하고 물을 마시고 반복하다 어느 순간부터는 식음을 전폐하고 중심을 못잡고 픽픽 쓰러지기 시작합니다. 앉지도 못하고 계속 걸어다니기도 하고 구석진 곳으로 들어가기도 하고 너무 늦은 시간이라 다음날에 병원을 가기로 하고 아침부터 병원에 달려가 강아지의 정밀검사를 시작하였습니다. 담낭염으로 터질듯한 상황까지 왔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입원을 시키게 되었습니다. 이틀정도 경과를 지켜보다 수술할 수 있으면 수술을 하기로 하였는데 입원한 다음날 아침 강아지 상태가 안좋다며 연락을 받았고 마음의 준비를 하여야 했습니다. 의사선생님께서는 바로 안락사를 하기 보다는 일단 집에서 상황을 지켜보다 많이 안좋아 지면 안락사를 진행하시길 권유하셨습니다. 이후 집으로 데려와 이곳 저곳 냄새 맡게 해주고 잠시 돌봐주다가 아빠와 저는 고통스러워하는 강아지를 보기가 힘들어서 자리를 피했었고 제일 좋아하는 엄마와 인사를 하다가 엄마가 일 때문에 자리를 잠시 비워야하는 상황이라 집 문을 나서게 되었는데 그 순간 바로 강아지가 죽어버렸습니다. 뇌수막염을 진단 받고 언젠가 올 이별을 예상하고 있었지만 밥도 잘먹고 우렁차게 짓던 강아지가 3일만에 너무 갑작스러운 죽음에 당황스럽기도 하고 무언갈 잘못해서 강아지가 이렇게 되지 않았을까라는 죄책감도 드는데요. 공허함에 마음이 주체가 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담낭염을 일으킨 것이 식단에 문제가 있었을지, 강아지가 얼마 걷지 못해서 산책을 시키지 않았습니다 집에서 조금이라도 걷는게 너무 감사했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조금이라도 넘어지고 걷게 하는 노력이 있었다면 담낭염을 예방할 수 있었을지. 스테로이드가 담낭염에 영향을 줬을지, 강아지가 많이 고통스러웠을지 죄책감에 눈물이 멈추질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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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06
강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