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집 고양이는 맨날 놀자고 애옹 거리고 막상 놀아주려고 장남감 챙겨서 가면 테이블 밑에 들어가서 저를 가만히 쳐다만 봐요
얘한테 테이블 밑은 사람의 손으로부터 피할 수 있는, 일종의 세이프 플레이스 느낌이에요. 시야로부터 숨겨주는 효과는 없고, 단지 사람이 허리굽히고 손 뻗어야 하니까 말 그대로 사람 손만 피하는 장소에요. 이렇다보니 숨바꼭질의 느낌으로 숨는건 절대 아니고, 제가 보기엔 안전한 곳에서 저를 구경하는 것 같아요.
테이블 밑에 숨으면 제가 얘 맘에 들 때까지 온갖 놀이를 보여주고, 그 중에 뭐 맘에 드는거 있으면 나와서 노는식이에요. 저는 온갖 쇼를 다하는데 이 고양이자식은 자리깔고 누워서 저 하는거 보다가 눈 껌벅껌벅거리면서 조는데, 이때 화가 욱하고 올라옵니다.
이게 짧으면 20여분, 길면 1시간을 넘다보니 지치고 짜증나서 그냥 포기하고 방에 들어갈 때도 있는데요 그러면 이자식이 꼭 복도로 따라와선 나올때까지 애옹거립니다. 제가 다시 놀아주러 나가면 또 테이블 밑으로 가고, 무시하면 방 문 앞에서 불쌍하게 누워있어요.
혹시 이런 상황의 원인이나 해결책이 있을까요?